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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라이드 (친구여행, 송크란페스티벌, 우정코미디)

by mamalibre 2026. 3. 22.

친구와의 약속을 미루다 보면 정말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저도 그랬습니다. 대학 졸업 후 각자 바빠지면서 '다음에 보자'는 말만 반복했던 친구들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 연락조차 뜸해지더군요. 영화 퍼스트라이드는 바로 이런 우리의 현실을 건드립니다. 10년 전 놓친 태국 여행 약속을 뒤늦게 실행하는 네 명의 친구 이야기인데요. 웃다가도 가슴 한편이 먹먹해지는 건, 결국 이 영화가 시간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10년 만에 떠난 태국, 그런데 왜 이제야?

영화는 고등학교 동창 네 명이 주인공입니다. 전국 1등을 찍은 국회의원 비서관 태정(강하늘), 정신과 입원을 12번이나 반복한 도진(윤경호), 스님 수행 중인 금복(고규필), 그리고 뉴질랜드로 이민 간 연민(김성철)이죠. 10년 전 고3 시절, 이들은 송크란 뮤직 페스티벌을 보러 태국에 가기로 약속했습니다.

송크란 페스티벌은 태국의 전통 새해 축제로, 물을 뿌리며 축복을 기원하는 행사인데요. 여기에 일렉트로닉 뮤직을 결합한 송크란 뮤직 페스티벌은 매년 2월 태국에서 열리는 대형 EDM(Electronic Dance Music) 축제입니다. EDM이란 전자음악 기반의 댄스 음악 장르로, 강렬한 비트와 신디사이저 사운드가 특징입니다(출처: 한국콘텐츠진흥원).

하지만 10년 전 그날, 금복이가 휴게소 화장실에서 핸드폰을 변기에 빠뜨리는 바람에 버스를 놓쳤고, 여행은 무산됐습니다. 그 후로 각자의 삶에 치여 약속은 계속 미뤄졌죠.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대학 졸업 여행을 가자던 친구들과 결국 못 갔는데, 지금은 각자 결혼하고 아이 낳고 살면서 만나기조차 쉽지 않더군요.

영화 속에서 도진이가 "내 20대는 정신병자로 살았어"라고 토로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연민이 떠나기 전까지는 행복했는데, 친구가 없어지니 삶 자체가 무너졌다는 겁니다. 제 경험상 이건 과장이 아닙니다. 저도 가장 친했던 친구가 해외로 떠난 뒤 몇 년간 공허함을 느꼈거든요. 그래서 도진이가 다시 친구들을 불러 모아 태국행을 제안했을 때, 이건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으려는 필사적인 시도처럼 보였습니다.

코미디인 줄 알았는데, 결국 남은 건 우정

퍼스트라이드는 30일을 연출한 남대중 감독의 신작입니다. 30일은 정치 코미디로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 호평받은 작품이죠(출처: 영화진흥위원회). 이번에도 감독은 코미디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초반 전개가 다소 느슨하다는 게 솔직한 감상입니다.

영화 앞부분은 인물 소개와 개그 장면을 쌓는 데 시간을 많이 씁니다. 금복이가 눈 뜨고 자는 장면, 태정이가 하루 3시간만 자면서 공부하는 장면 등 캐릭터 설정을 반복해서 보여주는데요. 이 부분에서 템포가 다소 늘어집니다. 저는 영화관에서 20분쯤 지났을 때 '언제 본격적으로 시작하나' 싶었거든요.

하지만 태국에 도착한 후부터는 이야기가 탄력을 받습니다. 가이드 초롱(강지영)이 타고 온 차가 도난 차량으로 밝혀지면서 일행이 경찰서에 끌려가고, 한국 대사관 직원(최귀화)이 등장하는 등 예상 밖의 전개가 이어지죠. 여기서 중요한 건, 이 모든 해프닝이 단순한 웃음 소재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감정선을 드러냅니다. 특히 연민이가 친구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며 "이민 가기 전에 아름다운 추억 한 장 만들고 싶다"고 말하는 장면은 코미디 영화라는 걸 잊게 만듭니다. 제가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공감했던 부분은 바로 이겁니다. 우리는 늘 '다음에'를 말하지만, 그 다음이 언제인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 말이죠.

다만 아쉬운 점도 분명합니다. 코미디에서 감동으로 넘어가는 후반부 전환이 다소 갑작스럽게 느껴졌거든요. 일부 관객 리뷰를 보면 "전반부와 후반부가 다른 영화 같다"는 평도 있더군요. 저 역시 비슷하게 느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전하려는 메시지만큼은 명확했습니다.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 함께한 시간의 소중함을 잊지 말 것
  • '다음에'라는 말을 너무 믿지 말 것
  • 지금 이 순간 곁에 있는 사람을 소중히 여길 것

결국 퍼스트라이드는 여행 영화가 아니라 우정 영화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오랜만에 친구들에게 연락했습니다. "다음에 보자"가 아니라 "이번 주말에 보자"고 말하면서요.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영화 한 편이 제 행동까지 바꿀 줄은 몰랐거든요.

10월 29일은 문화가 있는 날이라 영화표가 7,000원입니다. 친구와 함께 보기에 딱 좋은 조건이죠. 퍼스트라이드는 완벽한 영화는 아니지만, 보고 나면 누군가에게 연락하고 싶어지는 영화입니다. 그게 바로 이 영화의 가장 큰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러분도 미뤄뒀던 약속, 이제는 실행해보시길 권합니다. 다음은 없을지도 모르니까요.


참고: 영화와 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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